버즈빌 ChatGPT 활용 교육 후기 + 교육 설계 개선 고민
지난 6월 30일에 버즈빌에서 80여명 대상으로 ChatGPT 활용 교육을 2시간동안 하고 왔습니다. 목차와 목표는 이렇게 잡았어요.

하지만 솔직히 기대했던 목표에는 미치지 못한 교육이었다고 느껴져서 아쉬웠습니다. 제가 아직 기업 출강 경험이 많지 않아 설계를 충분히 치밀하게 하지 못했던 게 주 원인이었죠. 크게 2가지가 어려웠습니다.
- 전사 대상이라 참여자가 많으니 설계 난도 상승
- 사전 설문 응답률이 그리 높지 않아서 기대하는 바를 미리 알기 어려웠음
- 실시간 인터랙션과 피드백을 주고받기 어려웠음 (한 장소에 참여자가 다 들어올 수 없어서 두 곳에서 나눠서 진행)
- 구성원간 AI 리터러시 수준 차이가 커서 쉽게 만들어야 했으나(사전 미팅에서 받은 요구사항), 그러면 중급자 이상의 만족도가 낮아짐
- 교육 목표를 위해선 실습이 필요한데, 2시간에 실습 끼워넣으려니 시간이 너무 부족함
- 특히 AI 강의는 AI의 응답을 기다리는 데 드는 시간을 잘 고려해야 함
- ChatGPT의 딥 리서치를 활용하는 실습이 있었는데, "응답을 기다리면서 이런 걸 적어보고 옆사람과 대화하보라"고 설계했지만 해당 실습 시간 끝날 때까지 딥 리서치 응답이 안 나오는 불상사가 발생
- "이 교육은 씨앗으로만 삼고 직접 많이 해보세요"라고 항상 얘기하곤 있지만 강의 사후 설문에는 여전히 "실습 시간이 부족해서 아쉬웠다"는 얘기가 나옴
- 특히 AI 강의는 AI의 응답을 기다리는 데 드는 시간을 잘 고려해야 함
교육 이후 '왜 이렇게 됐을까?'를 고민하면서 생각을 좀 정리해봤습니다. 모두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짧은 교육'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더군요. 요즘 패스트캠퍼스에서 바이브 코딩 강의를 함께 하고 있는 영혼의 단짝, 임동준님과 논의하면서 교육 설계 개선 방안을 몇 가지 찾았습니다.
제가 고민한 내용이 기업 내 AI 교육 도입을 시도하고 계신 담당자 분들, 그리고 기업 출강을 나가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 교육 목적을 더 명확하게 제안하자
버즈빌 이후로도 이번 주에만 기업 출강을 2건 더 확정지었습니다. 둘 다 임동준님과 함께 하기로 했는데, 다음 3가지 목표를 제시해서 선택하도록 말씀드렸습니다. (섞어도 되지만, 어딜 중점적으로 할지)
- AI 리터러시 향상 중심: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Claude, Gemini 등 AI 도구 활용법 습득
- 개인별 바이브 코딩 역량 강화: Lovable, Cursor 등 AI 프로토타이핑 도구를 통해 바이브 코딩 경험 쌓기
- 팀 생산성 도구 실시간 개발: 바이브 코딩을 통해 실제 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그자리에서 직접 개발해보기
이렇게 시작하면 서로의 기대수준을 맞추는 게 훨씬 수월해지고, 설계하기도 편해지더군요. 그리고 1에 가까울수록 참여자가 많아져도 괜찮고, 3에 가까울수록 참여자가 적은 게 더 유리한데요. 다음 단락에 더 자세히 적어봤습니다.
2) 교육 종류를 더 명확하게 칭하자
'교육'을 크게 4가지 종류로 볼 때, 명칭마다 기업에서 (그리고 설계자인 제가) 기대하는 교육 형태와 최소 필요 시간이 꽤 다르다는 걸 근래 깨달았습니다.

발표에 가까울수록 교육은 더 '전달'식이 되고, 피드백을 주고받기 어려워지고(사후 QnA 몇 개 수준), 따라서 참여자가 많아져도 큰 상관이 없어집니다. 반대로 워크숍에 가까울수록 더 많은 참여가 요구되고, 교육자와의 인터랙션을 깊고 빈번하게 가져갈 수 있죠. 그래서 사람 수는 적을수록 더 좋고, 시간은 대개 더 오래 걸립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한정된 예산 안에서 최대 효과를 이끌어내길 바랍니다. 여기서 '교육 효과'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을 경험시키기/정보 전달하기'로 본다면 교육 형태를 발표에 가깝게 두는 게 낫습니다. 교육 시간도 필요하다면 줄일 수 있고요. 대신 개별 참여자의 (그리고 어쩌면 교육자 본인의) 만족도 상한선도 낮을 겁니다. 반면 교육 효과를 '교육 참여자가 찐 경험을 해서 유의미한 변화 겪기'로 본다면 사람 수를 줄이고, 시간을 늘릴지언정 워크숍으로 설계하는 게 더 유리하겠죠.
돌이켜보면 이번 버즈빌 교육은 2시간 + 80명이라는 제약조건상 발표 형태로 가는 게 맞았습니다. 제가 설계한 것처럼 실습을 넣을 것이었으면 기업 측과 협의해서 참여자를 줄이든, 시간을 늘리든 둘 중 하나는 했어야 했어요. 어중간하게 모든 것에 욕심을 내니 이도저도 안 된 거죠. 제가 더 치열하게 고민했다면 더 유익한 시간을 만들 수 있었을텐데 아쉽습니다.
3) 앞으로는 웬만하면 워크숍 위주로 하자
몇 차례 기업 출강을 하고 이렇게 회고도 해보니 제가 선호하는 형태가 더 명확해졌습니다. 저는 극단적인 게 좋아요. 아예 참여를 배제하고 발표를 하든(인프콘 2023, 인프콘 2024, 긱나잇 2024) 완전 참여형으로 워크숍을 하든. 둘 중에는 후자가 더 좋고요. 참여자들과 인터랙션과 피드백을 통해 변화가 생기는 걸 보는 게 제 만족의 원천인데 이게 잘 안 되니 힘들더군요.
그래서 앞으로 제게 들어오는 기업 출강 제안은 웬만하면 소규모 워크숍 형태로, 3-4시간으로 설계하려고 합니다. 물론 기업에서는 비용 대비 참여 인원이 적어질테니 교육 효과를 강조하면서 협의를 잘 해야겠지만요.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교육 목적에 있어서도 1보다는 3에 가깝게 가져가려고 해요.
- AI 리터러시 향상 중심
- 개인별 바이브 코딩 역량 강화
- 팀 생산성 도구 실시간 개발
이는 1에 가까울수록 '발표'나 '강의'가 더 어울리는 것이라서도 있고, 저 자신이 바이브 코딩 경험을 더 깊게 쌓으며 전달하길 원해서도 있습니다. 대신 1은 VOD 형태로 촬영해서 올려둘 생각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이 버즈빌 ChatGPT 교육을 좀 더 업그레이드해서 인프런에 공개하려고 합니다. 아마 8월 중에는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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