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위한 '극단적으로 생각하기' 전략
450km 떨어진 어느 도시까지 차로 갔다 온다고 하자. 가는 길에는 시속 90km, 오는 길에는 시속 120km의 속력으로 달렸다면 왕복하는 데 평균속력은 얼마인가?
동네 아는 조카의 어머니가 도움 요청을 하셨습니다. 조카가 이 문제의 답이 왜 (90 + 120) / 2 인 105가 아닌지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를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고심하며 눈높이(?) 설명을 적어봤어요. 다행히 너무 재밌게, 단숨에 이해했다며 감사인사를 받았습니다.
숫자를 극단적으로 만들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총 거리 중 첫 절반은 굼벵이처럼 천천히 가서 (0에 가까운 속력) 10시간이 걸렸고, 나머지 절반은 번개처럼 빨리 가서 1분이 걸렸다고 해보면요.
10시간 1분동안의 평균속력이 번개의 절반 속력이라고 보기엔 너무 느리잖아요? 번개의 절반 속력이라면 2분이면 도착했을텐데, 10시간 1분동안 갔잖아요. 그러니 시간을 따져서, 더 오래 걸렸던 속력에 더 가까운 값이 나오는 게 맞습니다.
좀 더 정석적으로는, 거리 = 시간 * 속력이니, 시간과 속력을 x와 y축으로 하는 그림을 그려봐도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그림에서 왼쪽 사각형과 오른쪽 사각형의 넓이는 450으로 같으며, 따라서 t1 > t2 임은 자명합니다.
여기서 평균속력이란 총 시간 (t1 + t2) 는 고정해둔 채 넓이가 900이 되는 속력을 뜻하는데, 조카가 생각한 것처럼 (90 + 120)의 절반인 105가 답이 되려면 t1과 t2가 동일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죠.
수식으로 표현하면 이렇게 됩니다.
(t1 * 90) = 450이고(t2 * 120) = 450일 때(t1 + t2) * x = 900을 만족하는x를 구하라.
참고로 '극단적으로 생각해보기‘는 일반적으로도 아주 좋은 사고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팔굽혀펴기할 때 손을 땅보다 약간 높이 잡으면 더 쉬워질까요 어려워질까요?
극단적으로 봐서, 아예 벽에서 팔만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훨씬 쉬워지니까, 땅에서 하는 것보다 손을 높이 잡으면 더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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