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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 코딩 시대에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살아남기 위한 3가지 방법

바이브 코딩은 '대세'를 넘어 '디폴트'가 될 겁니다. 그리고 여기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개발 영역은 프론트엔드입니다.

지난 30일간 있었던 일

30일간 바이브 코딩 얘기만 했더니 생긴 일이라는 글을 쓰고 다시 30일이 지났군요. 그 사이에 정말 숨가쁘게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1. 패스트캠퍼스 바이브 코딩 강의가 실시간 BEST에서 전체 2위, AI/업무생산성 분야 1위가 됨
  2. 며칠에 한 번씩 다양한 곳에서 도합 10여건의 제안을 받음(종이책 집필, 강의/세미나, 유튜브 촬영, 개인 코칭/상담 요청 등)
  3. 연휴 + 가족여행 + 발목 수술 후 재활치료로 가용 시간이 확 줄어든 가운데 패캠 강의 납기 맞추고, 확정된 세미나 자료 준비하고, 여러 상담/코칭 진행하고, 회사 업무 하면서, 10+개의 새로운 AI 서비스 테스트하며 블로그 글 12편 씀
패스트캠퍼스 실시간 BEST 인기 강의에서 전체 2위, AI/업무생산성 1위에 올랐습니다.

물이 잔뜩 들어오고 있지만 물리적으로 여력이 부족해 노를 제대로 못 젓는 게 상당히 아쉽네요. 많은 제안을 미루거나 거절하고 있어요.

단순히 자랑하려고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아닙니다. 그만큼 흐름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반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잘 모르는 주니어 개발자 분들이 의외로 많다고 느껴서 글을 하나 씁니다. (오지랖 주의)

바이브 코딩은 '대세'를 넘어 '디폴트'가 될 것이다

블로그에 처음으로 바이브 코딩 얘기를 꺼낸 게 고작 80일 전인데요. 그때만 해도 바이브 코딩에 아직 한계가 많다고 느꼈는데 이게 너무 빨리 정복되고 있어요. 좀 질러보자면 저는 바이브 코딩이라는 말이 1-2년 내로 사라질 거라고 예상합니다. 조만간 모든 코딩에서 AI가 주도하는 게 기본이 될 것이고, 바이브가 아닌 코딩을 상상하기 어려워질 테니까요.

오히려 'AI 지원을 받지 않는 코딩'을 부르는 말이 따로 생길 것 같아요. 흡사 지금의 '손코딩'처럼요. 그리고 손코딩과 마찬가지로, 그 코딩은 특수한 상황에서만 (비실용적으로) 사용되거나, 취미의 영역으로 가버릴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일자리를 위협받을 직군은 역시 개발자, 그중에서도 프론트엔드 개발자일 거라고 봅니다. 제가 프론트 개발자라서 가진 편향된 사고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AI가 가장 쉽게 + 놀랍게 해내는 게 UI 구현이라는 건 이미 기정사실입니다.

바이브 코딩 강의 챕터 1 실습 영상 중 캡처. 단 한 줄로도 이정도를 만들어줍니다.

바이브 코딩 시대에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살아남으려면

그러면 프론트엔드 개발자들은 어째야 하나. 기본적으로 3월 말에 썼던 Vibe 코딩과 개발자 종말론, 주니어 개발자의 성장 방향에 대한 생각에서 크게 달라진 바는 없습니다.

1) 커지는 시장을 적극 활용하기

역설적으로, 프론트엔드 개발자들이 가장 열심히 바이브 코딩 생태계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아직 AI가 잘 못하는 일이 많은 지금, 개발에 익숙하다는 이점을 살려서 빠르게 진입하는 거죠.

바이브 코더로서 앱 찍어내기, 바이브 코딩 교육 제작, 비개발자 바이브 코더들이 만든 앱을 완성시키기, 바이브 코더들을 위한 도구 제작... 시야를 넓혀서 이쪽 씬에 발을 들인다면 할 일은 넘쳐납니다.

이게 제 바이브 코딩 강의의 최종 프로젝트를 '바이브 코딩으로 바이브 코더를 위한 마켓플레이스 만들기'로 잡은 이유이기도 해요. 저 자신이 바이브 코더를 위해 만들고 싶은 서비스가 정말 많거든요. (수강생들은 본인 관심사에 맞는, 예를 들어 작가를 위한 마켓플레이스를 만들 수 있을 거고요)

바이브 코더를 위한 마켓플레이스에 들어갈, 바이브 코더를 위한 제품 아이디어 정의 도구

2) 프로덕 엔지니어로서 역량 갖추기

각종 대기업에서 '코더'들의 고용을 줄이기 시작했다는 건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죠. 프론트엔드라는 분야가 전문화된지 그리 오래 되지도 않았건만, 슬프게도 UI만 구현하던 개발자들은 AI에게 점점 더 빠르게 밀려날 겁니다.

희소식은, 프론트 개발자만큼 제품 생애주기 전반(문제 인식, 아이디어 도출, 기획, 설계, 테스트, 운영)에 영향을 미치기 쉬운 직군도 없다는 것입니다. 즉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T자형 프로덕 엔지니어'로서 양팔을 옆으로 더 펼치기가 타 직군(백엔드/인프라 엔지니어, PM, 디자이너 등) 대비 훨씬 수월합니다. 고객과의 접점도 가지기 쉽고요.

그러니 사내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본인 업무를 넘어 여러가지에 관심을 가지고, 단순한 개발자가 아닌 문제해결사로서 역량을 키우면 좋겠습니다. 본인의 문제, 주변에서 만나는 문제를 푸는 앱도 바이브 코딩해서 '풀스택 엔지니어'이자 1인 창업자처럼 운영해보면 배우는 바가 많을 거예요.

출처: https://zekidata.com/the-us-to-become-a-net-exporter-of-ai-talent-in-2025/

3) 개별 기술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코딩 센스 키우기

2번이 T자형 인재로서 양팔을 펼치는 것이었다면 이건 아래로 깊이 파며 바닥을 제대로 다지는 방향입니다. 그러면서도 허리 부분을 AI가 제대로 짰는지 판단하는 코드 리뷰 능력(코드 스멜 감지 능력)도 키워야겠죠. 이 부분은 지난 글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개별 기술에 대한 이해를 깊게 만드는 데는 왕도가 없습니다. 여기서도 AI의 도움을 당연히 받을 수 있겠지만 결국 본인의 시간을 많이 써야 합니다.

프레임워크나 라이브러리를 그저 사용하는 걸 넘어 내부를 후벼파고, 어떤 기술이 왜 등장했는지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고, 오픈소스의 버그를 직접 수정해서 PR을 날리고, 직접 라이브러리를 만들어보고, 특정 기기와 환경에서만 발생하는 버그를 기어이 추적해서 고치고, 웹 접근성과 성능 점수를 높이는 기법들을 열심히 적용하고... 이 모든 작업들은 주니어도 충분히 시도해보며 본인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일들입니다.

맺으며

저도 강의와 컨설팅업에 있지만 FOMO를 자극하는 건 아주 싫어합니다. 자기 페이스대로 가는 것을 수차례 강조하기도 했죠. 그러나 작금의 변화는 정말 무시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여요.

커피챗하거나 상담을 할 때마다, 아직 AI를 충분히 활용하지 않는 (그리고 본인이 뭘 모르는지 잘 모르는) 프론트엔드 개발자 분들이 많다는 것에 종종 놀랍니다. 더 많은 프론트엔드 개발자 분들이 조금은 경각심을 가지고, AI 도구들을 훨씬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바이브 코딩 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