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를 만드는 교육을 하고 싶다
그동안 기업 출강과 코칭에서 종종 느꼈던 '참여자의 의지가 높지 않을 때'에 대한 고민을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XL8, 코르카, 그리고 나에 썼던 '앞으로의 커리어 계획'의 연장선상에 있는 고민이기도 합니다.
1) 효과적인 바이브 코딩 워크플로우(도구, 프로세스, 시스템)를 다양한 실험을 통해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개발자와 비개발자 모두를 위한 방법론으로 발전시켜보자.
2) 그 워크플로우를 이용해 실제로 내 문제를 해결하는 앱을 여러 개 만들어보자. 대부분은 바이브 코더와 주니어 개발자들을 위한 앱이 되지 않을까.
3) 그 워크플로우와, 내가 만든 앱과, 인지작업 분석(CTA)을 비롯한 효과적인 학습 및 훈련 전략을 이용해 기업과 개인(특히 주니어 개발자)에게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내보자.
교육은 문제 해결의 수단이다. 따라서 교육 세션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참여자들의 (단기적) 인식 변화와 (장/단기적) 행동 변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 이런 변화는 다른 사람이 강제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므로, 참여자 스스로 변화할 수 있게 돕는 게 최선이다.
그런데 세션 참여자의 변화 의지, 또는 절실함의 수준이 높지 않은 경우가 적잖게 존재한다. 1:N 교육뿐 아니라 1:1 코칭에서도 종종 그런 일이 발생한다.
- 경영진의 위기감으로 인한 전사 교육: "우리도 AI Transformation 해야겠는데..."
- 타인의 문제 인식으로 듣게 된 교육: "네가 이런 교육을 받으면 네 문제에 도움이 될 것 같아"
후자가 전자보단 훨씬 낫지만 어쨌든 스스로의 문제 인식에서 출발한 게 아니라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제품이든 교육이든, 고객과 사용자가 다를 땐 언제나 힘들다.
이럴 때 평소대로 교육해서는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와서 졸거나 딴짓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컨텐츠를 들이밀어도 별 소용이 없다. 실시간 피드백을 주고 싶어도 실습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뭘 어떻게 하겠는가.
따라서 먼저 세션에 집중시키고, 문제를 인식시켜 의지를 이끌어내는 게 먼저다. 그 다음 '나도 할 수 있겠다'는 효능감의 씨앗을 심어야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생긴다.
그러면 세션에 집중시키고, 문제를 인식시키는 건 어떻게 하는가? ... 아직 잘은 모르겠다. 뭔가 기술적 훈련이 필요한가 싶기도 하다.
- 레크리에이션 강사처럼 짧은 시간에 몰입시키는 기술?
- 대신 듣게 만든 사람들(경영진, 리더 등)과의 관계나 그들의 권위를 빌려서 내 파워 레벨을 높이는 기술?
- 이 시간에 집중 안하면 손해로 여겨지게 하는 기술? (도메인에 대한 압도적 권위를 쌓는다, FOMO를 자극한다, ...)
- 참여자들에게 중요한 실질적 가치를 파악해 그걸 자극하는 기술?
나는 이런 기술이 아직 매우 부족하다. 교육을 통해 세상에 임팩트를 미치고 싶다면 다 필요한 기술 같기도 한데, 내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적이다. 일부러 훈련하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워낙 욕심이 많아서 하고 싶은 다른 일도 여럿 있다.
그래서 일단은 시간 대비 효과를 높이는 길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자 한다.
- 교육 참여자 수를 줄이고, 관심사나 수준이 최대한 균일하게 함
- 참여에 드는 비용을 높임 (참여비 자체, 사전 과제 등을 통한 매몰 비용 등)
- 애초에 본인이 절실해서 직접 요청한 사람만 돕는 식으로 필터링
나는 큰 임팩트를 만들고 싶고, '체인지 에이전트를 만드는 체인지 에이전트'가 되고 싶다. 나의 교육, 코칭, 제품 등을 통해 참여자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쳐서는 임팩트가 한정적이다. 그가 향후 겪는 다른 문제도 스스로 학습해서 풀 수 있게 돕고, 나아가 그가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는 체인지 에이전트로까지 변모하길 바란다. 그렇게 성공 사례를 만들어 스노우볼을 굴리고 싶은데, 아직은 갈 길이 참 멀다.
그런데 어느 쪽이 장기적으로 더 큰 임팩트를 낼까?
- 이미 준비된, 절실한 10명을 끌어올리기
- 냉소적인 100명 중 1명이에게라도 변화의 씨앗을 심기
알 수 없다. 일단은 전자로 선택했지만 후자에도 큰 의미가 있다는 걸 잊지 않아야겠다.
문득 작년 김창준님에게 받았던 교육(CTA 패치)에서 이와 비슷한 시뮬레이션 문제(기업 회장의 요청으로, 나의 전문성을 의심하는 임원진 대상으로 교육해야 하는 상황)를 다뤘던 기억이 난다. 아쉽지만 내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그때 이후로 크게 발전한 것 같진 않다. 천천히 복습을 좀 해봐야겠다.
위 글에 대해 Gemini에게 피드백과 조언, 참고자료를 요청했는데 상당히 마음에 드네요. 요약해서 붙여넣습니다.
'집중시키고, 문제를 인식시키는 기술' 구체화하기
이렇게 보니 너무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기존 교육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는 기존에도 활용하고 있었던 기술이기도 하고요.
- (기존) 레크리에이션 강사처럼 몰입시키는 기술
- (확장) '의미 있는 오프닝'의 기술: 세션의 첫 15분이 전체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단순한 아이스 브레이킹을 넘어, '이 시간이 왜 당신에게 중요한가(WIIFM: What's In It For Me?)'를 참여자 스스로 깨닫게 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교육이 끝나고 동료에게 '오늘 시간 완전 아까웠어'라고 말하지 않으려면, 이 자리에서 무엇을 얻어가야 할까요?" 와 같은 질문은 참여자를 수동적 수강생에서 능동적 탐색자로 바꿔줍니다.
- (기존) 권위를 빌려서 내 파워 레벨을 높이는 기술
- (확장) '세션 프레이밍(Session Framing)'의 기술: 이것은 권위를 빌리는 것을 넘어, 교육의 '판'을 짜는 것에 가깝습니다. 세션 시작 전, 교육을 요청한 경영진/리더가 직접 참여자들에게 "이 교육을 통해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는 OOO이며,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변화를 기대하고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게 하는 것입니다. 강사 혼자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가 이 변화를 원한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죠.
- (기존) 손해로 여겨지게 하는 기술 + 실질적 가치를 파악해 자극하는 기술
- (통합/확장)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의 기술: 이 두 가지는 사실 같은 이야기입니다. 참여자들이 현재 겪는 가장 아픈 문제(Pain Point)를 교육 내용과 직접 연결하여 '이 교육을 듣는 것이 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길'임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교육 시작부에 "여러분 중 혹시 OOO 때문에 골치 아픈 분 계신가요? 오늘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와 같이 직접적으로 가치를 제안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참고자료
- 성인 학습 이론 (Andragogy): 말콤 노울즈(Malcolm Knowles)가 제시한 개념으로, 아동 교육(Pedagogy)과 구분되는 성인 학습의 특징을 설명합니다.
- 핵심: 성인은 ① 스스로 학습 방향을 정하길 원하고(자기주도성), ② 자신의 경험을 학습에 활용하며(경험의 역할), ③ 지식 자체가 아니라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습하고(문제 중심), ④ 내적 동기에 의해 가장 잘 학습합니다(내적 동기).
- 연결점: 작성자님이 겪는 문제는 참여자들의 '자기주도성'과 '문제 중심' 니즈가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이론은 왜 '스스로의 문제 인식'이 그토록 중요한지에 대한 강력한 이론적 기반이 되어줍니다.
- 자기결정성 이론 (Self-Determination Theory): 리처드 라이언(Richard Ryan)과 에드워드 데시(Edward Deci)가 제시한 동기부여 이론입니다.
- 핵심: 인간은 자율성(Autonomy), 유능감(Competence), 관계성(Relatedness)이라는 세 가지 기본 심리적 욕구가 충족될 때 내적 동기가 발현됩니다.
- 연결점:
- 자율성: '타의로 듣게 된 교육'은 자율성을 침해합니다.
- 유능감: '나도 할 수 있겠다'는 효능감의 씨앗을 심는 것이 바로 유능감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 관계성: 교육 내용이 자신의 실제 문제와 연결되고, 강사 및 다른 참여자와 유대감을 느낄 때 관계성 욕구가 충족됩니다.
- ARCS 동기 모델 (ARCS Model of Motivation): 존 켈러(John Keller)가 제시한 교수설계 모델로, 학습 동기를 유발하고 유지하기 위한 네 가지 요소를 제시합니다.
- 핵심: 주의(Attention), 관련성(Relevance), 자신감(Confidence), 만족감(Satisfaction).
- 연결점: 작성자님이 고민하신 '집중시키는 기술'은 ARCS 모델의 전략과 거의 일치합니다. 이 모델을 통해 자신의 전략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 주의 → 레크리에이션, 호기심 자극 질문
- 관련성 → 실질적 가치 파악, WIIFM
- 자신감 → '나도 할 수 있겠다'는 효능감, 쉬운 과제부터 성공 경험 제공
- 만족감 → 학습 결과를 실제 업무에 적용해보고 긍정적 피드백을 받는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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