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우리, 프로그래머들 by 로버트 마틴
길벗출판사에서 감사하게도 로버트 마틴(엉클 밥)의 책 <우리, 프로그래머들>(원제: We, Programmers: A Chronicle of Coders from Ada to AI)을 보내주셨습니다. 엉클 밥의 책은 <클린 코드>와 <클린 아키텍처> 이후 3번째네요. 덕분에 좋은 종이책을 오랜만에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책은 총 4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서막을 열며 - 우리, 프로그래머는 어떤 존재인가?
- 거장 - 컴퓨터와 프로그래밍 역사의 거장들.
- 급격한 전환점 - Unix와 C가 발명된 1960년대부터 밀레니엄까지. 애자일의 태동.
- 미래 - 프로그래밍 언어, AI, 하드웨어, 웹, 프로그래밍에 대한 전망.
이 책은 기술서라기보다는 역사서, 또는 회고록에 가깝습니다(3부에는 '엉클 밥' 별명이 붙었던 순간도 나옵니다). 번역 품질도 높아서 술술 읽힙니다. 저는 2부와 3부가 아주 디테일하게, 제가 몰랐던 많은 사실이 서술되어있어서 재미있었는데요. 실제로 1부에서 저자는 프로그래머의 정체성은 디테일에 집착하는 것에 있다고 이야기한 터라 일치적이라고 느끼기도 했어요.
그런데 4부는, 특히 AI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냉소적이어서 좀 의아했습니다. 알고 보니 글이 쓰여진 시점이 꽤(?) 옛날이더군요. ChatGPT 초창기인 2023년 말 ~ 2024년 사이에 쓰였으니까요. 그래서 이렇게 탐색해봤습니다.
로버트 마틴의 <We, Programmers: A Chronicle of Coders from Ada to AI> 를 읽고 있습니다.
책 후반부에 나오는 미래에 대한 전망, 특히 AI에 대한 부분이 작금의 현실과 많이 다르게 느껴져서 찾아보니 초판 발행이 2024년 11월이고, 일부 글은 2023년 말에 쓰였다고 본문에 나와있더군요.
로버트 마틴의 최근 견해가 어떤지 궁금합니다. 공개된 1차 사료 위주로 탐색해주세요.ChatGPT Pro와 Claude Code Opus 4.5의 리서치 결과는 여기 있습니다. 후자는 제가 서평을 위해 미리 조사시켰던 엉클 밥에 대한 맥락이 조금 더 들어있습니다. 엉클 밥의 실제 X 타임라인을 읽어보며 어느정도 수동 검증은 했습니다.

그의 견해 변화를 요약하면 대략 이렇습니다.
맺으며
위에도 썼듯 2부와 3부의 디테일은 아주 재미있어서, 이런 역사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들께는 적극 추천드립니다. 4부는 좀 의아함이 있었지만 AI에 대한 이야기가 낡았다고 해서 책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책의 내용과 현실이 무엇이 달라지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탐색해보면 AI 활용 훈련도 되고, 책을 더 가치있게 읽는 훈련도 될 거라고 봅니다.
AI에 의한 개발자 대체론(나아가 인간 대체론)은 근래 단순한 불안 수준을 넘어선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안 써봤습니다만 OpenClaw(구 MoltBot, 구구 Clawdbot)이 크게 바이럴되면서 더 그런 분위기가 강해지는 것 같고요. 하지만 저는 책의 이러한 핵심 주장에 동의합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문제를 정의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것은 사람의 몫이어야 한다. AI가 코드를 생성할수록, 그 코드를 검증·설계·책임지는 인간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계속해서 그 레벨이 더 추상화되긴 하겠지만, 인간이 문제를 정의하고 책임지지 않는다면 너무 빨리 파국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고요. 또한 최근 동료로부터 들었던 이야기에 크게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AI가 문제 해결을 위한 코드를 1차적으로 작성해서 기능 구현까지 잘 갈 수 있다는 건 이제 모두가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그 문제의 도메인에서 깊이 고민하여 사용자의 경험을 설계하고, 그러한 경험이 가능하도록 인간을 위한 인터페이스를 신중하게 설계하는 몫은 꽤 오랫동안 '해자'로 남아있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디테일에 집착하는 게 프로그래머다'라는 1장의 정의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제가 10년 전 번역했던 '신은 디테일 안에 있다'라는 글도 문득 기억나서 공유드리니, 관심 있는 분은 책과 더불어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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