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브 코딩 교육의 3가지 허들을 넘는 방법

교육에서 더 많이 가져다 쓸 수 있게, 바이브 코더들을 위한 좋은 리소스가 더 많아지면 좋겠네요.

최근 집중적으로 기업 교육을 진행하고, 또 다른 바이브 코딩 교육자 분들과 대화 나누면서 느낀 점을 공유드립니다.

우선 저는 (2025년 7월 시점에서) 바이브 코딩에 대해 이런 전제를 가지고 있어요.

  • 바이브 코딩의 가장 큰 의의는 비개발자가 직접, 적은 비용으로 프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하지만 바이브 코딩만으로 비개발자가 유의미한 상용 제품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 따라서 바이브 코딩으로 만들기 가장 좋은 제품은 나 자신을 위한, 또는 기업 내에서 반복작업이나 실수를 줄임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내부용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워크숍에서도 '나 자신의 불편을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그자리에서 만드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이론과 실습을 구성하는데, 이게 실제로 해보니 만만치 않습니다. 크게 3가지 이유 때문이었어요.

첫째, 본인의 불편함을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합니다.

이유는 다양합니다. 처음에는 불편했더라도 기록해두지 않았다거나, 원래 이런 건가 보다, 하며 적응해버렸다거나. 그래서 교육 참여자들이 미리 메타인지를 깨울 수 있도록 '불편 일기'를 쓰는 사전 과제를 드리곤 있지만 한계가 있더군요.

그래도 요즘 AI가 해줄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아주 커졌고, 그에 따라 본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범위도 엄청나게 커졌다는 걸 인식하는 분들은 '불편 일기'도 더 수월하게 작성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전 과제는 빈약해도 워크숍 참여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점차 샘솟는 분도 많이 봤어요.

둘째, 해결하려는 문제가 너무 큰데 이걸 쪼개거나 변환하지 못합니다.

첫째 문제와 연결됩니다. 평소에 본인이 겪는 불편함과 해결 방법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다면 당연히 그 문제는 추상적이고 커질 수밖에 없겠죠. 이걸 쪼개려면 분석적 사고가 필요한데, 훈련되지 않은 분들에게는 쉽지 않습니다.

  • 이 문제의 이상적인 해결 플로우는 A-B-C-D-E다.
  • 여기서 A와 E는 손으로 해도 된다. B는 바로 C로 가기보다는 B'를 거쳐서 가는 게 더 쉽다.
  • C-D는 핵심적이고 대체하기 어렵다. 그러니 이 핵심 로직이 잘 동작하는지부터 (앱 만들기 전에) 테스트해보자.

이걸 AI에게 도움받을 수 있도록 바이브 코더를 위한 제품 아이디어 정의 도구를 계속 개선하고 있는데, 여전히 쉽진 않네요. 그래도 최근 추가한 인터랙티브 모드는 마음에 듭니다.

https://idea-to-product-maker.lovable.app/

셋째,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API 연결을 코딩 에이전트들이 잘 못합니다.

회사에서 겪는 불편함 중 다수가 '여러 앱 사이의 연결'에 있습니다. 노션, 슬랙, 지라, 깃헙 등 하나의 작업을 완수하기 위해 오가야 하는 도구가 너무 많다는 거죠. 여러 소스로부터 데이터를 가져오고, 변환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 모든 건 결국 API 호출로 귀결됩니다.

그런데 v0, Lovable 같은 AI 프로토타이핑 도구는 UI는 잘 만들지만 API 연결을 구현하는 건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몇몇 Integration 외에는 애초에 안정성 높게 잘 구현하지도 못하고요. 예전에는 멋진 랜딩 페이지가 바로 튀어나오는 것만으로도 우와 소리를 들었지만 이젠 눈높이가 높아졌잖아요? 실제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풀고 싶은 문제 자체는 너무 크고요)

이걸 제대로 풀려면 API 문서와 함께 Supabase/Vercel/Netlify 등에서 Edge Function을 쓰든가 해야 하는데 비개발자 입장에서 난이도가 갑자기 확 높아지죠. 이쯤되면 Claude Code나 Cursor로 하는 게 좋겠지만, 그러면 룰 설정과 컨텍스트 엔지니어링도 배워야 하고요.

결론

이러한 바이브 코딩 교육의 허들을 넘어 더 큰 임팩트를 만들려면 3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더 제대로 된 사전 교육과 과제: '불편 일기'를 비롯해, vod 등을 통해 AI 리터러시와 바이브 코딩에 대한 이해도를 미리 높인 상태라면 워크숍에서는 더 깊이 있게 실질적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문제를 쪼개서 핵심으로 들어가는 훈련도 미리 하고요.
  2. 좋은 도구에 대한 투자: Claude Code/Cursor를 회사 차원에서 지원받아, 미리 사용하고 있던 분들의 막힌 혈을 뚫어준다면 워크숍의 임팩트가 훨씬 커질 겁니다. 여기에 Vooster 같은 MCP가 붙으면 금상첨화죠.
  3. 바로 시작할 수 있는 템플릿: 소중한 아웃풋 토큰을 스캐폴딩에 쓰는 건 시간도 비용도 너무 아깝고 의존성 문제도 많이 생깁니다. API를 붙이는 데 MCP를 쓸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불안정하고, 보안 문제도 자주 터지죠. 그러니 뻔한 API들이 붙을 준비가 끝난, 클론만 하면 되는 템플릿이 필요해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도구들을 만들곤 있지만 혼자 다 하긴 버겁습니다. 혼자 다 할 필요도 없고요. 그래서 다른 분들이 만든 훌륭한 도구와 리소스를 자주 소개하곤 합니다.

저는 더 꿀을 빨고 싶습니다 😄 교육에서 더 많이 가져다 쓸 수 있게, 바이브 코더들을 위한 좋은 리소스가 더 많아지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