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하고 있는 일 중 AI가 없었다면 아예 하지 않았을 업무는 무엇인가요?
도망자 연합에서 던진 질문
어제는 노정석님과 최승준님이 주최하신 '도망자 연합' 밋업에 다녀왔습니다. (도망자 연합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제가 걸어둔 유튜브 링크, 이경훈님이 링크드인에 자세히 남겨주신 후기를 참고하세요)

저는 최승준님과의 인연으로 세션 중 하나에서 Fishbowl 방식으로 패널 토의를 했는데요. 저도 질문을 하나 던졌습니다. 재미있는 답변이 많이 나오더군요.
현재 하고 있는 일 중 AI가 없었다면 아예 하지 않았을 업무는 무엇인가요?
AI는 Anthropic의 업무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사실 이 질문은 지난주 Anthropic에서 발표한 글인 How AI is transforming work at Anthropic에서 차용한 것입니다. 아주 인상적으로 읽었던 글이라 요약 번역을 해볼까 싶었는데, 긱뉴스에 올라왔길래 이 링크로 갈음합니다. 아직 못 읽어본 분들은 추천드려요.
저는 이 글에 올라온 이야기들이 저와 제 주변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들의 경험과 굉장히 유사해서 재미있었습니다.
- 전체 Claude 보조 업무의 27%는 원래는 하지 않았을 업무로, 프로젝트 확장·대시보드·탐색적 실험 등 추가 작업으로 채워지고 있음
- 대부분의 직원이 Claude를 자주 쓰지만, 완전히 위임 가능한 업무는 0~20% 수준이라고 답해, 적극적인 감독·검증이 여전히 필수임
- Claude 덕분에 기술 스펙트럼이 넓어져 풀스택에 가까운 능력을 갖게 되는 대신, 깊이 있는 코딩·디버깅 실습이 줄어 기초 역량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존재
- Claude가 동료에게 하던 질문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면서, 멘토십·동료 학습 기회 감소와 인간 관계 약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다수 등장함
- 6개월 사이 새 기능 구현·코드 설계/플래닝 비중이 크게 늘었고, 전체 작업 중 8.6%는 ‘papercut fix’ 처럼 그동안 미룬 자잘한 품질 개선 작업으로 채워져 있음
- 팀별로는 Pre-training, Alignment & Safety, Security, Non-technical 팀 등에서 각자의 전문 영역을 넘어서는 작업에 Claude를 활용하며, 모두가 조금씩 더 풀스택화되는 양상이 보임
Google Apps Script로 설문조사 만들기
해당 글에는 실제 Anthropic의 설문 자료도 PDF로 제공되어 있었는데요. 설문 내용이 아주 괜찮더군요. 문득 이걸 보며 'AI가 아니었으면 아예 하지 않았을' 일을 하나 해봤습니다. PDF를 Gemini에 첨부하고 이렇게 물어봤어요.
이 설문조사를 Google Form으로 만드는 게 가능해?
그랬더니 '가능하다'면서 이러저러하게 하면 된다며 설문 내용을 알려줬어요. 제가 원한 답이 아니었죠. 다시 물었습니다.
내가 수작업으로 하는 게 아니라 네가 만들 수 있는지 궁금해. 또는 프로그래머블하게. 예를 들어 구글 폼도 xml 같은 형태의 데이터일거아냐. 이걸 만들고 import하는 게 허용되나?
XML import 같은 기능은 없었지만, Google Apps Script를 쓰면 '구글 폼을 만드는 코드'를 만들 수 있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전체 스크립트 코드를 만들어드릴까요?' 라고 하길래, 이렇게 답했습니다.
좋아.
단, 설문의 텍스트를 한글로 번역해서 해줘. 내 목적은 이걸 한국에 있는 AI 엔지니어들에게 뿌리는 거라서, 앤트로픽에서 얼마나 오래 일했냐 같은 질문은 바꿔야겠어.
그리고 12개월 전 뿐만 아니라 6개월 전도 물어보게 해줘.
그 결과 아래 이미지의 좌측과 같은 코드가 생성됐고, 실행해보니 그럴듯한 구글 폼이 만들어졌습니다. (사실은 첫 턴에 바로 된 건 아니고 실행해보니 에러가 나서, 에러 붙여넣어주니 새 코드를 줬고요. 그 뒤 텍스트를 조금 수정해서 완성했습니다) Apps Script가 좋다는 건 알았지만 이걸로 구글 폼을 만들어볼 생각은 안 했었거든요. 시야가 확 열리는, 아주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폼 링크)

글을 읽고 관심이 생기신 분들은 이 스크립트 코드를 복사해서 본인 조직에 맞는 설문을 만들어보세요. 구글 폼을 '편집자 모드'로, 그러나 읽기 전용으로 공유하는 게 안 돼서 불편했었는데 Apps Script는 코드를 공유할 수 있으니 좋네요. 결과물이 아니라 코드를, 프롬프트를 공유하는 게 AI 시대에 더 어울리죠.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6개월 전,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현재 하고 있는 일 중 AI가 없었다면 아예 하지 않았을 업무가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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