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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회고: 눈물, 성공, 모임

너무 많은 걸 했던 한 해였다.
💡
2026년에 올리는 글이지만, '올해 = 2025년, 내년 = 2026년'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12월 19일에는 EOQ(안상완님, 김예나님) 분들과 함께 2024년처럼 기년회를 통해 한 해를 돌아봤다. 이번에도 '질문 목록'을 활용했는데, 처음에는 끌렸던 질문들(올해 꾸준히 했던 것들은? 올해 수련한 것? 올해 의외의 성공은?)이 작년과 완전히 같았다. 그래서 일부러 다른 질문을 골랐다.

  • 올해 눈물이 나왔던 순간?
  • 올해 의외의 성공은?
  • 올해 좋았던 모임?

특히 '눈물' 질문은 내가 정말 안 고를 법한 녀석이었는데 골라서 생각해보고, 함께 나눠보니 고르길 참 잘 했더라. 기년회에서 대화 나눈 걸 포함하여, 상반기 회고에 이어 2025년 전체를 돌아봤다. 올 초 세웠던 목표는 어떻게 됐는지, 인상적이었던 기억들은 무엇이었는지 등.

2025년 목표 리뷰

올해 가장 중요한 목표는 '목표를 조정하기' 였다. 매달 월간 회고를 하며 목표를 조정하자고 결심했고, 비록 빨간불이 여기저기 너무 많이 들어와있긴 하지만 기록 자체는 꾸준히 하는 데 성공했다.

블로그에도 회고 기록을 계속 남겼다. 주구장창 회고를 했으니 디테일은 생략하고, 전반적으로 어땠는지 적어보자.

1) 몸과 마음의 건강 - 총평: 🔴에 가까운 🟡

목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한 루틴을 지키며 꾸준히 기록한다.

이 목표는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지만 후반기에 더욱 지키지 못했다. 12월은 루틴을 지키며 매일 저널을 쓰자! 는 마음가짐을 지킨 덕분에 조금은 괜찮았지만. 매달 목표를 조정했기 때문에 '올해가 어떠했다'는 정리를 하기가 쉽진 않은데, 12월 기준 매 평일에 지키고자 했던 루틴은 다음과 같다.

  • 수면: 0시 전에 눕고, 중간에 깨지 않고 6시에 일어나기. 며칠 빼고 잘 지킨 편.
  • 독서: 책 읽고, 생각한 바에 대해 어딘가에 남기기. 또는 최대 30분 읽기. 습관이 안 잡혀서 못 지킨 날도 많았지만 점차 읽는 양 늘어남. LLM과, 다른 사람과 대화도 많이 함.
  • 식단: 간식 먹지 않고, 혈당 조금이라도 신경쓰기. '간식 안 먹기'는 지키려고 노력했는데 건강한 식단을 지키려는 의식적 노력은 별로 하지 못함.
  • 운동: 사무실 가면 무조건 계단으로 오르기. 발목, 어깨 재활운동 꾸준히 하기. 계단 오르기는 계속 했지만 재활운동은 진짜 간간히만 했음. 가장 처참한 루틴.
  • 안키: 매일 1-2개 복습하기. 12월부터 사무실 매일 나가면서 출근길에 하는 습관이 잘 잡힘.
  • 대화: 아내와 짜증내지 않고 대화하기. 100% 의식하진 못했지만 나름 잘 지킨 편.
  • 에이전틱: 매일 에이전틱 코딩 연습하기. 성에 차지 않은 날, 스스로가 멍청하게 느껴진 날은 많았지만 이것도 나름 잘 지킴.
  • 정신차리기: 딴짓 안 하고 집중해서 일하기. 12월에 가장 점수 높았던 루틴. 대부분은 밀려오는 일 처리하느라 바쁜 거긴 했지만.

1월의 루틴과 비교해보면 '햇빛 쬐기', '산책하기'는 빠지고 '독서', '식단', '에이전틱' 3개가 추가된 셈이다. 루틴 달성 여부를 0과 1로 기록하는 대신 10점 만점으로 기록하며 너무 엄격한 제약을 걸진 않았는데, 그러다보니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지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올해 전반적으로는 '운동' 점수가 무척 낮고 몸 건강이 참 좋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발목 수술이다. 이 때 여러가지 고민을 했었고 좋은 조언도 많이 받았지만, 활동의 제약이 걸리고 누워있어야만 한다는 게 참 기분이 안 좋더라. 특히 여은이와 함께 꽤 오랫동안 뛰어놀 수 없다는 것이 슬펐다. 실제로 침대에 누워 한숨쉬며 눈물지었던 기억도 난다. 상반기 회고에도 썼지만 이 때가 2025년의 저점이었다. 아주 심했던 족저근막염은 이제 꽤 괜찮아졌지만 발목 컨디션은 80%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그나마 실비보험 덕분에 부담없이 도수치료를 자주 받으러 가는 게 위안이 된다.

마음의 건강은 계속 오르락내리락했다. 막 신나서 달리다가 번아웃 왔다가 회복했다가 다시 번아웃 왔다가... 하반기에는 짝 작업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짝 작업 할 때 / 코르카 사무실 출근했을 때 / 데드라인 임박했을 때 3가지 케이스 외에는 혼자 있을 때 집중력이 잘 올라오지 않았다. 이게 12월부터 회사에 풀타임으로 간 가장 큰 이유였다. 집중이 잘 돼서. 그래도 매달 회고를 한 덕분에 번아웃 상태를 상대적으로 일찍 메타인지하고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게 올해의 특이한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튼 그래서 지금 상태는 괜찮은 편이다.

2026년에도 몇 가지 생각 중인 루틴이 있다. 독서, 안키, 운동, 허그, 작업등대 등. 이중 가장 중요한 건 운동이다. 몸 건강을 아주 진지하게 챙길 예정.

2) 변화 만들기 - 총평: 🟢 

목표: 나, 다른 사람, 조직의 변화를 만드는 유의미한 실험과 활동을 계속한다. 그 결과를 기록하고 공유하며 성장한다.

12월 기준, 구체적으로는 이런 것들을 하고 싶었다.

  • 10x, 100x 변화를 위한 고민: 모든 변화에 있어서 1x를 넘어 10x, 100x로 나아가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험하고, 공유한다.
  • 나의 변화 만들기: 월 1회 이상 유의미한 인풋을 얻었다(교육, 코칭, 책, 대화 등). 내가 상상했던 변화가 실제로 내게 일어났거나, 상상하지 못했던 좋은 변화가 생겼다. 그 좋은 변화가 유지되고 있어 내 삶이 유의미하게 변했다.
  • 다른 사람의 변화 만들기: 1:1 상담, 그룹 코칭, 소규모 공유회 등을 3회 이상 열었다. 참여자들이 세션 내에서 효능감을 느끼는지, 그걸 통해 장기적으로 행동 변화가 나타나는지 관찰했다. 그걸 통해 다음 설계를 개선했다.
  • 조직의 변화 만들기: 회사 대상 또는 대규모 교육/컨설팅/발표를 2회 이상 실행했다. 여기서도 효능감을 확인하고 장기적 행동 변화를 관찰하여 매번 세션 설계를 개선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럽게 달성했다고 느낀다. '100x를 위한 고민'과 '장기적 행동 변화 관찰' 측면에서는 좀 미비했어서 개선할 여지가 있지만, 그래도 올해 가장 신경쓴 목표였다.

그러고보면 올해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나서 대화 나눴다. 오프라인으로, 온라인으로, 댓글로, 이메일로, DM으로... 내가 만나자고 한 사람도 좀 있지만 그보다는 연락 온 게 훨씬 많았다. 숫자를 세다가 언젠가부터 중단했는데 그래도 숫자를 계속 셀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아무튼 내 말과 글로 누군가에게는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느껴 뿌듯하다. 뉴스레터 잘 봤다는 이메일도 몇 번 받았다.

B2C 강의와 세미나와 워크숍, B2B 특강과 워크숍과 컨설팅, 컨퍼런스와 밋업 발표, 유튜브 출연 등 다수를 상대로 한 무언가도 굉장히 많이 했다. 세어보니 총 67회다. 여기에 패스트캠퍼스 강의 촬영은 기업교육 15회 정도로 간주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 1월: B2B 워크숍 3회
  • 2월: 공유회 4회, B2B 워크숍 2회
  • 3월: 공유회 4회, 패스트캠퍼스 B2C 강의 찍기 시작
  • 4월: B2C 워크숍 3회
  • 5월: B2C 워크숍 1회, B2C 세미나 1회, B2B 워크숍 1회
  • 6월: 유튜브 촬영 1회, B2B 워크숍 1회
  • 7월: B2B 워크숍 2회, B2B 특강 1회, B2C 세미나 2회, 유튜브 촬영 1회
  • 8월: B2B 특강 2회, B2B 워크숍 3회, B2C 워크숍 1회, 유튜브 촬영 1회, 컨퍼런스 발표 1회
  • 9월: B2B 워크숍 5회, B2C 워크숍 4회, 패스트캠퍼스 추가 촬영, 바이브 코딩 해커톤 코치로 참여
  • 10월: B2C 워크숍 3회, B2B 워크숍 1회, 컨퍼런스 발표 1회, 유튜브 촬영 1회, 사내 세미나 1회
  • 11월: B2B 컨설팅 1회, B2B 워크숍 1회, 밋업 발표 1회, B2C 워크숍 1회
  • 12월: B2B 워크숍 6회, 밋업 발표 2회, 유튜브 촬영 1회, 바이브 코딩 해커톤 심사위원으로 참여

이 성과는 상당부분 다음 목표와 오버랩된다.

3) 브랜딩과 수익화 - 총평: 🟢 

목표: 꾸준히 블로그와 소셜 미디어에 글을 올리고, 소속된 여러 그룹에서 1타 N피하며 수익을 낸다.

4분기에는 셀프 평가가 나쁜 편이다. '수익'만 생각하면 괜찮지만 '1타 N피'가 만족스럽지 않았고, 소셜 미디어 팔로워도 별로 늘지 않았다. 근데 사실 코르카에서 일하는 것에 만족하면서 크게 신경을 안 쓰게 되기도 했다. 아무튼 숫자로 따지면 엄청난 양적 성장을 이룬 한 해다.

2024년 말 시점과 비교하면 팔로워가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 블로그(뉴스레터) 구독: 450 → 1145
  • 쓰레드 팔로워: 70 → 3226
  • 페이스북 팔로워: 1100 → 2680
  • 링크드인 팔로워: 977 → 4750
  • 총합: 2597 → 11801

생각해보면 그 시작은 패스트캠퍼스 바이브 코딩 강의였다. 강의가 전체 1위를 하고, SNS에 올린 글이 여러 개 터졌다. 인플루언서 취급을 받고, '꼭 한번 뵙고 싶었다'는 말을 듣고, 유튜브로 보던 분들이 유튜브에 나와달라고 하고, 강의와 특강 요청을 계속 받고... 아직도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진다. 강의를 찍기 시작하던 3월만 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의외의 성공'이라는 말이 너무 잘 어울린다.

블로그에 글을 이정도로 많이 쓴 것도 전혀 예상치 못한 성공이었다. 2024년의 94편도 적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2025년에는 255편을 썼네.

어떻게 이럴 수 있었는지 셀프 분석을 몇 번 해봤는데(3개월간 글 67편 쓰며 느낀 것들, 블로그 글 100개 소회), 끼워맞추기식 사후분석이긴 하지만 개인 브랜딩을 재설계하여 존대말과 함께 독자를 생각하는 글을 쓰기 시작한 게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사람들이 잘 반응해주니 더 많이 쓰게 되고, 많이 쓰니 무언가에는 사람들이 반응을 해주는 선순환도 생기고. 연초에 애드센스도 달았는데 그래도 $400 정도는 외화벌이를 했다. 2026년에도 최소 100편은 써보고 싶다.

이러한 '의외의 성공'들은 당연히 혼자 힘으로 이룬 게 전혀 아니었다. 내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뭔가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는데, 이런 모임들이 아니었다면 올해 완전히 다른 상황에 처해있었을 것이다. 몇 개만 뽑아보면:

  • 패스트캠퍼스 바이브 코딩 강의 제안이 들어왔을 때 임동준님께 함께 하자고 제안했던 건 최고의 선택이었다. 강의 종료 이후에도 최소 월 2회씩 만나면서 AI 인사이트를 나누고, 함께 교육 설계를 했다. 빗썸 교육도 같이 하게 돼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
  • 쓰레드에서 알게 된 커서맛피아(최수민)님에게 메시지 보내서 대화 나누다가, 내가 제안 드려서 몇 달동안 거의 매주 짝 작업을 했다. 원래는 수민님의 Vooster를 함께 개발하는 게 목적이었는데 그냥 서로의 인사이트와 관점, 작업 스타일을 나누며 발전하는 모임이 되었다. 여기서 배운 게 무척 많다.
  • 지인의 지인이었던 강규영님이 쓰신 글을 읽고 감동받아서 DM을 보내 만나뵙고 싶다고 했다. 이후 우연히 정영현님, 최승준님과 함께 페이스북 메신저에 그룹 대화방을 만들어 꾸준히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규영님과도 몇개월째 매주 짝 작업을 하고 있고, 지금은 코르카에서 규영님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올해 규영님에게 배우면서 진짜 엔지니어로 거듭나고 있다고 느낀다.

어쩌면 내 가장 큰 강점 중 하나가 이런 '들이대기' 아닐까 싶기도 하다.

4) 나를 위한 프로그램 꾸준히 만들기 - 총평: 🟡

목표: 나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꾸준히 만든다. 이걸 하려면 계속 할 만한 것을 발견하고, 실제로 실행해야 한다. 무엇을 만드냐보다 어떻게 만드냐가 더 중요하다.

세부사항이 가장 자주 바뀌었고 가장 애매하게 실행했던 목표였다. 처음에는 나만의 앱을 만들어서 배포하고 운영하고 싶었는데 내 욕구 자체가 계속 바뀌었다. 지금은 훈련을 통해 역량을 높이는 게 가장 큰 관심사다.

아이를 위한 게임, AI 교육에서 쓸 프로그램을 몇 개 만들었고, 지인들을 위한 크고 작은 프로그램도 여럿 만들었다. 만든 갯수는 적지는 않은데, 돌이켜보면 야심차게 시작했던 게 마무리된 건 많지 않고 충동적으로 만든 게 더 많은 것 같다. 운영 비용 문제, 완성도 문제, 귀찮음 등 여러가지가 겹치다보니 만들고 나서 적극적으로 공개한 프로그램은 별로 없다. 그나마 나중에 공개할 여지가 있는 건 이정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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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이모저모

가족

올해 초만 해도 효은이가 말을 잘 못했는데 요즘은 완전히 소통이 되고 재롱둥이다. 아이가 가장 귀여운 시기를 함께하고 있어 행복하다. 여은이는 부쩍 더 커서 함께 보드게임도 하고, 놀이동산도 가고,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 부모님의 건강은 계속 걱정이다. 제법 큰 자동차 사고도 있었고, 무릎도 안좋으시고. 함께하는 시간을 정말 소중히 여겨야 한다.

기년회에서 '눈물 나왔던 순간'이라는 질문을 보고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건 12월 초의 한 식사 자리였다. 장인어른의 칠순 잔치로 대전에서 온 처가 식구들이 모였는데, 초 6 조카가 쓴 진심어린 편지가 모두의 심금을 울렸다. 모든 어른들 눈에 눈물이 맺힌거 보니, 인간이 보편적으로 감동받는 포인트가 확실히 뭔가 있나보다. 언제 저렇게 컸나 싶었고, 여은이도 2026년에는 초등학생이 되니 뭔가 오버랩되기도 해서 묘한 기분이었다.

재무

개인사업자로서의 소득이 근로소득을 넘었다. 그리고 사업소득+근로소득보다 투자소득이 더 컸다. 여러모로 운이 좋았다고밖에... 언제 버블이 터질지는 모르겠지만 안전하게 굴려봐야겠다.

개인사무실을 계약했다가 다시 해지하고, 세무사도 고용해보고,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기간이 끝나서 새로 알아봤다가 접고, 몇십년 쓰던 SKT 대신 KT 알뜰폰으로 갈아타고, 크고작은 사건들이 있었네.

독서

몇년째 비슷한 말을 하는 것 같지만 '글'은 정말 많이 읽었으나 '책'은 굉장히 적게 읽었다. 사거나 선물받은 책은 많은데 제대로 읽은 책은 별로 없다. 그나마 하반기에 몇 권을 읽었거나, 읽고 있어서 다행이다.

  • 우리말 어감사전
  • 손자병법
  • 마인드스톰
  • How to solve it

맺으며

회고하다보니 2025년의 스스로에게 좀 압도당했다. 너무 많은 걸 이뤄버려서, 앞으로 이것보다 더 잘 할 수 있나? (꼭 더 잘해야만 한다고 누가 말한 건 전혀 아니지만) 세상은 더 빨리 변할텐데? 같은 마음이 들었다. 지난 몇년간 사그라든 적 없었던 '글쓰기'에 대한 의욕이 급감한듯한 느낌도 들어서 좀 낯설다. 이 회고도 좀 힘이 빠져서 급마무리.

천천히 의욕을 재충전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