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min read

토스가 갖춘 위대한 제품의 조건들

토스는 위대한 제품의 몇 가지 조건을 갖췄다. 토스가 앞으로 더 잘 될 거라고 보고, 지금보다도 더 흥했으면 한다.

오늘 토스 분들과 저녁 먹으면서 디버깅 얘기 엄청 재밌게 한 다음, 자연스럽게 토스로 더치페이를 했다.


더치페이를 만드는 5분동안 작은 놀라움이 3번이나 있었다.

  • 그러고보니 토스 본연의 기능은 송금이었다. 근데 내가 다른 사람 계좌에 송금하러 들어온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언젠가부터 토스는 내가 소소한 포인트를 받으러 매일 들어오는 혜택 앱이자, 내 전체 계좌를 관리하는 금융 앱이 되었구나.
  • "더치페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안 나서 순간 당황했다. 혹시? 하며 "n빵"을 검색하니 더치페이 기능이 떴다. 오오.
  • "얼마를 나눌까요?" 라는 문구에서, 별 생각 없이 내가 받을 금액을 입력한 다음, 내가 받을 사람들을 골랐다. 그랬더니 내 예상보다 더 적은 금액이 뜨길래 아 전체 금액을 넣었어야 하는구나를 깨달았다. (처음에 받을 금액이 아니라 전체 금액이라는 걸 알려주는 무언가가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여기서 뒤로가기를 누르면서도 '내가 골랐던 사람들이 보존될까?' 했는데 보존이 되더라. 오오.

옛날에 봤던 글에서 '위대한 제품의 4가지 특성'으로 다음 사항들을 뽑았던 기억이 난다.

  1. 기본 기능에 충실 (basic execution)
  2. 사용자의 기대치를 월등히 넘는 성능 (performance exceeds the user’s expectations by a mile)
  3. 사용자가 기대하지 않은 부분까지 배려하여 즐거운 사용자 경험을 전달 (surprise and delight, magical product experience)
  4. (필요 이상의 불편함이 있어도) 사용자의 행동과 태도를 바꿀 정도의 매력

이것들을 토스에 대입해보면 :

  • 행동을 바꾸는 매력: 토스증권은 수수료도 센 편이고 기능이 빈약하지만(달러로 송금이 불가능하다거나..) UX가 워낙 좋아서 쓰고 싶어진다.
  • 예상치 못한 배려: 오늘 겪은 것처럼 내가 기대하지 않은 부분까지 배려하는 지점들이 있다.
  • 기대치를 넘는 성능: 토스를 통한 계좌 인증, 실비보험 청구, 신용점수 올리기 기능 등은 놀랍도록 빠르고 편리하다.
  • 기본에 충실: 사용하다가 가끔 빡칠 때도 있긴 하지만(혜택 탭에서 상단에 뜨는 광고 때문에 layout shift가 생긴다거나...) 송금과 돈 관리라는 기본에 굉장히 충실하다.

결론은, 나는 토스가 더 잘 될 거라고 보고, 지금보다도 더 흥했으면 한다. 토스 상장하면 주식을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