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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글쓰기 챌린지 #10] ChatGPT와 함께한 두통 원인 탐색

며칠동안 이어진 두통 원인 탐색에 인지적 프롬프팅을 활용해봤다. 답변 품질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번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3일 연속으로 오후부터 지끈지끈하는 두통이 생겨서 일에 집중을 하지 못했습니다. 새해부터 매일 저널을 써서 AC2 커뮤니티에 올리는데, 제 저널을 보신 한 분이 목 근육 뭉침이 원인일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해주셨어요.

문득 이것도 ChatGPT랑 얘기해보기 좋은 주제라는 생각이 들어 30분 정도 문답을 나눴습니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원인을 탐색해볼 수 있었고, 제가 이미 잘 하고 있는 것과 새로 시도할 만한 것들을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가치있는 시간이어서 블로그와 뉴스레터로 공유합니다.

ChatGPT 프롬프팅이나, 생활 속의 작은 의문을 푸는 방법에 대해 관심있는 분들은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이후에는 편의상 반말로 적습니다)

셋업

먼저 내 상황을 묘사하고, 답변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영어로 번역해서 전문가를 찾아달라고 했다.

Please translate it into English and respond :
```
요즘 들어 오후나 저녁때면 원인 모를 두통이 생겨서 좀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지인이 '목 근육이 딱딱하게 뭉치면 그럴 수도 있다'고 하던데, 이게 얼마나 근거가 있는 말인지 알고 싶어. 그리고 '목 근육 뭉침'의 정도를 자가진단도 하고 싶어.
```

In this situation, as an expert of various domains, who would you suggest?

GPT는 Physical Therapists, Chiropractors, Massage Therapists, Osteopaths를 추천해주었다. 4가지 모두 유사해 보였지만 그래도 Osteopaths(접골사, 정골의학자)가 가장 과학적 근거를 잘 가져올 것 같아서 이 전문가로 택했다. Osteopaths에 대한 GPT의 설명이 아주 그럴듯하기도 했다.

Medical doctors who have additional training in the musculoskeletal system. They can offer a holistic approach, considering both the physical and lifestyle factors contributing to your symptoms.

물론 더 많은 전문가를 데려와서 토론을 시킬 수도 있겠지만 짧게 탐색할 거라 한명만 골랐다.

더 많은 정보 주기

새로운 세션에서 GPT가 번역해준 상황을 주고, 정골의학자 역할을 부여하고, 네가 더 나은 답변을 하려면 내가 뭘 알려줘야 하는지 물어봤다. 참고로 "더 나은 답변하도록 유도"하는 건 김창준님의 인지적 프롬프팅 교육에서 들은 걸 활용한 것이다.

I have the following problem :
```
Lately, in the afternoon or evening, I've been experiencing unexplained headaches, which has been causing me stress. Someone I know mentioned that 'If the muscles in the neck are stiff and tense, it can cause this' and I want to know how much truth there is to this statement. I also want to self-diagnose the extent of 'neck muscle tension'.
```

I want you to play a role of an osteopath. Before actually giving an advice, what piece of information would be the most valuable in improving the response? Write out those pieces of information.

그랬더니 GPT가 7가지 영역에 대해서 이야기해달라고 답변했다. 대강 요약해보면 :

  1. 언제부터, 어떤 시간대에, 어떤 형태로 두통이 오는가?
  2. 평소에 (특히 일할 때) 자세를 어떻게 하고 있는가? 평소에 어떻에 운동하는가? 최근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나 스트레스 정도의 변화는?
  3. 이전에도 두통이나 근골격계 통증 등으로 진단/치료받은 일이 있는가?
  4. 지금 현재의 목 관련 증상은 어떤가? 얼마나 딱딱한지, 움직이기 어렵진 않은지, 저림 같은 건 없는지 등등.
  5. 그 외의 두통 관련 다른 증상(메스꺼움, 시각 장애, 빛이나 소리에 대한 민감성 등)은 없나? 뭘 하면 두통이 줄어들거나 늘어나는가?
  6. 두통이나 목 긴장도를 낮추기 위해 이미 시도하고 있는 건 무엇이고 결과는 어떤가?
  7. 수면시 자세는 어떻고, 베개와 매트리스는 어떤 걸 쓰는가? 인체공학적 관점에서 업무환경(의자, 책상, 모니터의 위치 등)은 어떤가?

놀라울 정도로 가치있는 질문들이었다. 만약 실제로 의사를 찾아간다면 이런 것들에 대한 사전 답변을 기록해서 가져가면 되겠다 싶을 정도로. 하나하나 적다 보니 나 스스로의 패턴에 대한 메타인지가 켜지는 느낌이었다.

전체 답변

1. It's been 3 days, likely from 15:00 to until bedtime. It is throbbing.

2. I actually work at a desk to use computer. My job is basically computer programmer. But I intentionally try to keep right posture. I use standing desk for the half of walking time, use egornomically designen keyboard and trackball.

I walk outside 20-30 minutes in the morning in daily basis, and do a short home-training in my home, also in daily basis.

I usually go to sleep before midnight but recently I slept after 2AM due to another routine added (daily writing challenge). Also, I changed my working contract from full-time to part-time (3 days a week) so that I can do my own work for 2 days.

3. I don't have such prev history.

4. I don't have specific symptom in the neck right now. It's always been the same as the current stiffness. But actually I've heard from my fitness trainer that my shoulder is very stiff all time.

5. I'm not sure I have other symptoms. When I start writing, the headache goes away.

6. I tried to sleep early (i.e., before midnight) since yesterday. I'll watch what happens. No other measures used.

7. I don't think I have a sleep problem except sleep time. Workspace environment is already described.

특히 '최근의 변화'에 대해서 적다 보니, 내가 보통은 12시 전에 자려고 했었는데 최근 시작한 글쓰기 챌린지 + 밤에 잡은 이벤트들 + 다시 시작한 게임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취침 시간에 새벽 2시 뒤로 밀린 게 주요한 원인이겠다 싶었다.

사실 이것 때문에 요 며칠 점점 더 일찍 자려고 하긴 했다. 일주일간 12시 이전에 취침하는 걸 꼭 지켜보고 두통의 변화 양상을 지켜보려고 했었다.

GPT의 조언

GPT는 내 이야기를 듣고는 가능한 원인 및 해결책을 이렇게 조언해주었다.

원인

  • 책상에서 오래 한 자세로 일하는 건 언제나 안 좋다. 스탠딩 데스크 쓰는 건 좋지만 자세를 주기적으로 바꿔줘라. (섰다가 앉았다가)
  • 늦게 자고, 업무 스타일이 바뀐 것은 실제로 두통 및 스트레스에 엄청나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루틴이 깨지면 (그게 긍정적인 변화이더라도) 신체 긴장도를 높인다.
  • 물리적 활동은 꾸준히 잘 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하지만 그 운동들을 할 때 목과 어깨 근육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면 실제 통증 완화에 크게는 도움이 안 될 것이다.
  • PT 트레이너가 어깨 뭉침 얘기해준 것 중요하다. 어깨가 뭉치면 목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해결책

  • 현재 업무환경을 재점검하기 : 모니터를 눈높이와 맞추고, 타이핑할 때 어깨가 올라가지 않게 하고, 너무 몸이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하라.
  • 주기적으로 쉬고, 움직이기 : 업무 중간중간에 휴식시간을 가져 스트레칭하고 움직여라. 책상 앞에 앉아서도 목과 어깨를 스트레칭할 수 있다.
  • 마음챙김 : 글쓰기가 두통을 감소시킨다고 했으니, 글쓰기가 나에게 스트레스 감소 활동일 가능성이 높다. 두통이 오면 깊은 심호흡이나 명상도 시도해봐라.
  • 수면 루틴 : 수면 싸이클을 정상화하는 시도를 계속하라.
  • 어깨에 집중한 운동 : PT 트레이너에게 어깨를 풀어주고 강화하는 운동을 배워봐라.

결론

GPT가 얘기해준 것들 대부분은 두통뿐 아니라 전체적인 건강에 아주 좋은 조언으로 보였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과학적 지식과도 잘 들어맞고. 그래서 이런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중요한 순서대로 정렬.

  • 가장 중요한 건 수면 루틴 정상화. 자정 전에 잔다.
  • 집에서 운동할 때 어깨 근육에 더 신경쓰기. 이미 PT 트레이너가 관련 운동을 가르쳐줬는데 매일 하진 않았었다.
  • 두통이 있을 때 심호흡하며 Non-Sleep Deep Rest 해본다.
  • 일어서서 일할 때는 괜찮은데, 별도 키보드 없이 노트북만으로 일할 때나 앉아서 일할 때 몸 앞으로 쏠리지 않게 주의. 근데 이걸 평소에 의식하는 건 쉽지 않고, 그냥 중간중간 쉬는 게 훨씬 낫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