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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버깅 전문가를 만나다] 2. 원지랩스 CEO 곽근봉님 (2/2)

"혼자 일할 때 물을 굉장히 자주 마시기 때문에 20분에 한번씩 강제로 싸이클이 만들어지고, 화장실에 다녀오면서 회고하고 다음 계획을 세워요."
[디버깅 전문가를 만나다] 2. 원지랩스 CEO 곽근봉님 (2/2)

'디버깅 전문가를 만나다' 인터뷰 시리즈는...

💡 ‘디버깅 전문가를 만나다’ 인터뷰 시리즈는 CTA(Cognitive Task Analysis, 인지작업 분석) 기법을 이용해 디버깅 전문가들을 인터뷰함으로써 그들의 머릿속에 숨겨진 문제해결 패턴을 추출해내는 프로젝트입니다. 소프트웨어 디버깅을 넘어 삶을 디버깅하는 다양한 문제해결사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제 인터뷰는 크게 다음 세 가지 기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참고로 이 인터뷰 기법들은 김창준님의 인터뷰 교육 세션, 그리고 제가 직접 CTA 관련 논문을 읽으면서 익힌 것들입니다.

  1. 작업 지도 그리기(Task Diagram Mapping): 전문가가 디버깅을 하기 위해 주로 하는 행동에 대해 물으며 함께 디버깅의 지도를 그린다. 이 큰 그림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 구분한다.
  2. 결정적 의사결정의 순간 파헤치기(Critical Incident/Decision Method): 전문가가 근래에 디버깅하면서 전문성을 발휘했던 사례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전문가가 거쳐간 첩경에서 어떤 중요한 의사결정을 했는지, 그 때 어떤 신호를 감지했기 때문에 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는지 등을 파헤친다.
  3. 전문성 탐침 질문을 이용해 보충하기(Knowledge Audit + Collaborative Development of Expertise): 처음에 그렸던 작업 지도와 실제 사례에서의 기억을 비교한다. 처음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별로 실천하지 않았던 행동, 처음에는 기억 못했는데 중요하다는 게 밝혀진 행동 등을 확인한다. 제약조건을 바꿔가며 추가적인 기억을 탐색하고, 어떤 단계에서 어떤 도구와 습관을 활용하는지 파악한다.

분야를 막론하고 전문가들은 초능력자처럼 손쉽게 문제를 해결하고는, 본인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했는지 인지하지도 못할 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암묵적인 인지 과정을 위와 같은 기법으로 파헤쳐서 교육에 적용하면 그 성과가 엄청나게 향상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실제로 저도 개발자뿐 아니라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을 인터뷰하면서 문제를 발견/진단/해결하는 데 핵심이 되는 지식/기술/태도를 무척 빠르게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이 여러분의 문제해결 역량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곽근봉님과의 인터뷰 1부에서 이어집니다.

Knowledge Audit: 곽근봉님의 전문성 탐침하며 보충하기

Task Diagram을 돌아보면서 근봉님의 전문성을 더 뽑아냈습니다.

Q. 실험 결과를 확인하고,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어서 다른 사람과 근봉님의 차이가 있다면 어떤 걸까요?

근봉: 일단은 실험 환경, 정보 수집 환경 자체를 만들 생각을 좀 덜 하는 것 같아요. 일단 시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서 머릿속이 엉켜버리는 거죠.

휘동: 아, 머릿속이 엉킨다고요. 예를 들면 어떤 걸까요?

근봉: 예를 들어 다른 분들 디버깅하는 걸 제가 관찰했을 때 놀란 거 하나가, 브라우저 탭을 너무 많이 띄워놔요. 일단 원래 작업하던 브라우저 창에서 그대로 하니까 디버깅과 관련 없는 탭도 막 열리고요. 테스트하다 보면 수십개씩 탭을 띄워놓고, 이거 어디서 봤더라 하면서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더군요.

휘동: 그러면 근봉님은 검색할 때 어떻게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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