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min read

콜로소 발표를 마치고

'디버깅 전문가를 만나다' 를 주제로 한 콜로소 라이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인프콘 강연이 '발표'로서 내가 너무 못했다고 느껴 절치부심했는데 이번에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약 3개월간의 전체 과정에 대한 회고는 따로 해보려고 하고, 슬라이드 제작 자체에 대한 회고를 짧게 남긴다.
콜로소 발표를 마치고

'디버깅 전문가를 만나다' 를 주제로 한 콜로소 라이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인프콘 강연이 '발표'로서 내가 너무 못했다고 느껴 절치부심했는데 이번에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작년 말에 시각화에 대한 강의를 들은 것도, 안상완님과 함께 (공개는 안했지만) 동영상 강의를 찍어본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내 불필요한 말버릇과 발표 속도 등의 측면에서 개선이 많이 있었다.

처음에는 슬라이드도 안 만들고 스크립트도 안 만들고 피그잼 같은 데서 하려고 했는데, 그랬으면 너무 어려웠을 것 같다. 사람들의 기대치와도 다르고.

아무튼 내용도 좋았고, 시각화 많이 넣어서 슬라이드도 잘 만들고, 스크립트도 잘 만들고, 시간도 딱 맞추고, QnA도 잘 했다. 질문도 의외로 많았다. 최대 동접자가 약 90명? 이라고 하셨는데 이게 많은지 적은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라이브를 처음 해보는 거여서 긴장했는데 콜로소 측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편하게 했다.

약 3개월간의 전체 과정에 대한 회고는 따로 해보려고 하고, 슬라이드 제작 자체에 대한 회고를 짧게 남긴다.


내가 가장 크게 간과했던 건 여기서도 애자일 원칙이 적용된다는 점이었다. 슬라이드를 내 컴퓨터에 만들어서 발표 준비하는 것만 생각했지, 당일에 이 발표를 어떻게 듣게 되는가 - 즉 구체적인 '사용 맥락'이 빠져있었다. 그래서 뒤늦게 챙겨야 했던 게 많았다.

'사용 맥락'을 스테이크홀더별로 생각해보면 :

1.연사의 맥락

발표하는 컴퓨터의 환경이 무엇인가?

  • OS가 다르면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함. 오늘 오전에야 발견했던 윈도우즈 - 맥북 사이 폰트 이슈…. 원래 회사측에서 준비한 컴퓨터로 발표하려 했으나 대신 내 맥북을 가져가야 했다.
  • 회사에서 비주얼 작업을 해주셨을 때 결과물이 좀 이상했는데, 폰트가 깨진 상태에서 윈도우즈 컴퓨터로 보고 비주얼 작업을 했으니 나랑 다를 수밖에..

발표 후 다른 스테이크홀더들이 어떤 액션을 하길 바라는가? (e.g., 라이브 참여자, 운영자, ...)

  • 참여자: 이렇게 훈련하면 디버깅 실력이 향상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나에 대한 신뢰가 쌓인다. 내 SNS와 블로그를 (유료) 구독한다. 이 발표를 사후 구매하도록 주변에 홍보한다.
  • 운영자: 전문가로서, 협업자로서 나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2.라이브 참여자의 맥락

발표를 듣는 사람들은 어떻게 접속하는가?

  •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된다는 얘기를 나중에야 들었다. 그러면 딜레이가 생길 수밖에 없지. 그러면 실시간 채팅 참여도 받기 어렵겠지.

어떻게 인터랙션하는가?

  • 기본적으로는 유튜브 라이브 채팅. 사람들이 채팅을 많이는 안 한다고 한다. 채팅 유도하는 스크립트가 많이 들어가면 좋을 것.
  • 내 발표에 맞춘 사전 설문을 CTA적으로 받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사전 설문 활용에 대한 논의도 더 일찍부터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3.운영자의 맥락

회사 측에서 원하는 템플릿이 있다면 처음부터 받자.

  • 내가 초안으로 만든 흰색 배경과, 회사에서 준비한 검은색 배경의 차이가 너무 컸다. 폰트 색깔이 너무 달랐다.
  • 그리고 우측 상단에 콜로소 로고 들어가는 것의 차이도 있었다.

마스터 템플릿을 처음부터 쓰고, 커스텀 텍스트는 자제하자.

  • 그렇게 해야 폰트 크기, 폰트 자체 등을 한번에 바꿀 수 있음.

4.사후 구매자의 맥락

발표 후 이 자료가 어떻게 쓰일 것인가?

  • PDF로 슬라이드를 공유할 것이면, 처음부터 애니메이션을 안 쓰고 다 쪼개서 다 다른 슬라이드로 만드는 게 나았을 수도 있다.
  • 실제로 오늘 발표 자리에서 여쭤보니, 슬라이드가 필요한 건 맞고, 원래는 직접 PDF 제작을 하는데 폰트 문제 때문에 내게 부탁할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커스텀 텍스트박스들의 폰트를 한꺼번에 특정 폰트로 바꾸는 방법"이라거나 "애니메이션이 적용된 슬라이드를 여러 슬라이드로 쪼개는 방법" 같은 걸 ChatGPT와 함께 탐색하다가, 문득 pptx가 결국 xml의 압축파일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이걸 이용하면 둘 다 프로그래머블하게 가능한 방법이 있어 보였다.

이건 다음 기회에 또다른 블로그 글과 함께 오픈소스로 만들어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