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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기질을 되찾은 우리

아내가 첫째 데리고 키즈카페 간 사이에 나는 둘째 돌보며 여유를 즐겼다. 사람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중요한 회의도 하고, 글도 쓰고, 낮잠도 자고, 회사 일도 하고. 확실히 둘째는 (아직까지는) 몸은 힘들어도 마음이 막 조급하진 않다.

키즈카페 다녀와 지친 첫째가 잠든 사이에 아내랑 대화를 많이 나눴다. 아내랑 연애하던 시절에는 우리가 특이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애초에 첫 만남도 농활 가서였다. 인문사회과학 토론 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하고, 생명사랑 밤길걷기, 사랑의 몰래산타, 연탄 봉사, 함께 인생계획 세우기, 기년회 등 평범하지 않은 데이트를 굉장히 많이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혼 후 나도 크게 아프고 아내도 아프고, 또 첫째 태어나면서 우리의 유니크함이 많이 사라졌었다. 풍파에 여기저기 부딛히며, 여기저기 깎이며 평범해졌다고나 할까.

문득, 오늘 아내와 대화하면서 우리가 어느새 기질을 되찾았다는 걸 깨달았다. 사람들이 많이 한다고 하면 오히려 거부감을 느끼고, 트렌디한 핫플은 피하고, 공공서비스에서 꿀같은 체험을 하고 나면 즐거운, 그런 것들.

생각해보면 아내가 2년 전 블로그를 시작하고, 첫째도 어느정도 자라고, 요가와 상담을 받으며 마음의 여유가 생긴 뒤부터… 그리고 나도 AC2에 다시 참여하면서부터 점차 그렇게 되었던 것 같다. 어느샌가부터 아내는 주변 엄마들에게 영향을 많이 미치는 정보통이 되었고, 나는 아내가 물어와준 정보로 여기저기 참여하는 좋은 아빠가 되어있었다. 이것들이 우리가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은 신호로 보여서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