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min read

루틴은 바꿔야 제맛

역시 루틴은 죽어있지 않게, 계속 내 삶의 변화와 인지에 맞춰 바꿔줘야 제맛이다.

2024년에 꾸준히 일일 기록과 주간회고를 하고 있다. 지난 주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반적 만족도가 9점이 아닌 8점을 찍었다. 밤잠도 충분히 자지 못했고, 낮에도 여러가지 정신팔릴 만한 일이 많아서 충분히 '깨어 있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주간회고를 하면서 일일 루틴을 약간 업데이트한 것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역시 루틴은 죽어있지 않게, 계속 내 삶의 변화와 인지에 맞춰 바꿔줘야 제맛이다.

수면

예전에는 ‘몇 시에 잤냐’만 있었고, ‘중간에 얼마나 방해받았나(특히 빛 노출)’라는 기준을 추가하여 조정했었다.

근데 막상 내 하루 컨디션과 비교해보니 이 기준도 부족했다. 예를 들어 꼭 23시 전에 잠들 필요는 없고 24시 전이기만 하면 괜찮더라. 사실 23시라는 기준은 작년 초에 정했던 거라, 육아하면서 밤에 기록하는 시간을 내는 요즘과는 좀 맞지 않다.

또한 '충분히 잤는가'가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예를 들어 똑같이 23시 30분에 잠들었는데, 새벽 5시에 깨서 그냥 일 한 것과 30분 정도 아이 분유 먹이고 폰도 보다가 다시 자서 8시에 깬 것을 비교해보면 후자가 분명 더 상쾌한 하루일 것이다. 그런데 기존의 기준으로는 전자는 방해받은 게 아니고 후자는 방해를 받은 거라서 점수가 더 낮아져야 한다.

이건 나의 느낌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래서 “6시간 이하로 잤으면 최대 -0.5점”이라는 기준을 추가했다.

Anki

Anki가 올해 나의 기억력을 강화하고 더 효과적으로 학습 및 전이를 할 수 있게 돕는 효자 도구인데, 지난 주에는 일주일간 한 번도 새 아이템을 추가하지 않았다. 이러니까 기분이 별로 좋진 않더라. 뭘 배운 게 없는 것 같아서. 정확히는, 공부는 계속 하고 있지만 쌓이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이다. 그리고 이 느낌이 아마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실제로 머릿속에 남는 것이 별로 없는.

그래서 매일 ToDo를 설계하는 '작업등대' 템플릿에 ‘PARA 체크하면서 작업등대 쓰기’와 ‘운동’, ‘산책’에 이어 ‘Anki에 가치있는 지식 하나 추가하거나 기존 지식 유의미하게 수정하기’를 추가했다.

이걸 통해 오늘 드디어 몇주간 계류되어 있었던 크리스 아지리스 페이지를 Anki에 넣는데 성공해서 기분이 좋다.